존재감 커지는 '직접 비교 임상'…'유한양행‧디앤디파마텍' 앞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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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4-12-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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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약 임상 개발에 ‘직접 비교 임상’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하나의 임상시험에서 기존 표준 치료제 또는 경쟁 신약과 효능, 안전성 등을 직접 비교하는 임상이다. 승인 필수 요인은 아니지만, 제품 출시 후 경쟁력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국내 업체 중에는 유한양행, 디앤디파마텍 등이 관련 방식을 도입했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의 차세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지’는 직접 비교 임상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의약품 통계기관인 ‘이벨류에이트 파마’는 스카이리지의 2030년 매출액이 210억 달러(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스카이리지는 지난 3분기에 매출 ‘세계 최고의 약'으로 평가받는 휴미라 분기 매출을 뛰어넘었다.
 
애브비는 스카이리지의 빠른 성장에 ‘직접 비교 임상’을 실시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건선(피부질환) 적응증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스텔라라’보다 높은 효능을 입증하며 바이오의약품 중 점유율 38% 제품으로 성장했다. 크론병에서도 종양괴사인자(TNF) 저해제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스텔라라와 비교 임상을 실시해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 이는 글로벌 의학학술지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게재됐고, 스카이리지의 점유율 성장을 촉진했다.
 
직접 비교 임상이 가열된 신약개발 경쟁에서 앞서갈 중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최근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알러지 치료제, 비만 치료제 등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 진단‧처방 담당 의사를 설득할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내 업체들도 직접 비교 임상 도입을 가시화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알러지 신약 후보 ‘YH35324’의 임상 1상부터 경쟁약인 노바티스의 ‘졸레어’와 비교 임상을 진행했다. YH35324는 알레르기 유발 항체인 IgE(면역글로불린E) 양을 줄여 각종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는 기전 물질이다. 현재 시판 중인 같은 기전의 치료제는 졸레어가 유일하다.
 
YH35324는 졸레어보다 우수한 IgE 중화 기능을 입증했다. 15일차 평균 혈청 IgE 중화능은 99.9~100%로 졸레어 평균 중화능(64.7%)보다 높았다. 특히 혈청 IgE 수준이 700IU/mL(밀리리터당 효력 발생 약물량) 이상인 환자들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우수했다. 해당 환자군에서 혈청 IgE 평균 최대 감소율은 100.0%로, 졸레어(33.7%)를 크게 상회했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협력 기업인 멧세라를 통해 경구형(복용) ‘체중 감소 약물(GLP-1 RA)’의 우수한 성능을 입증한다. 현재 멧세라는 디앤디로부터 도입한 경구형 GLP-1 RA(MET-002/DD02S)의 임상 1상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내년 4월에는 노보노디스크 ‘리벨서스’와의 흡수율 비교 데이터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경구형 GLP-1 RA는 흡수율이 높은 신약 후보에 대한 시장 관심이 크다.
 
앞서 비글견을 대상으로 시행한 비임상 실험에선 MET-002/DD02S 흡수율이 리벨서스보다 12.5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개념검증을 통해 우수한 흡수율을 증명하면 박파마(거대 제약회사)의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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