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경기 둔화 때문이라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한전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경기가 둔화되면서 산업용 전력 사용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에 투입된 전력 사용량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산업용 전력 중 제조업에 투입된 전력 규모는 25만6532GWh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2023년 역시 2.1% 줄었다.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경기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만큼 올해도 국내 제조업의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 증가율이 통상 환경 악화로 지난해 6.9%에서 올해 1.8%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종전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내린 것이다.
설상가상 미국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자동차·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제조업 중심 수출국인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제조업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산업용 전기 요금을 올린 영향도 있겠지만 '제조업 코리아'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며 "트럼프 출범 등 대내외적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을 회복하는 데 산업 재편성 등 대응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