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화천지역 주둔 장병들 식수 해결 위해 "민군 통합상수도 사업 시급"

최문순 화천군수가 지난 15일 상하수도사업소를 방문해 정수장 증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화천군
최문순 화천군수가 지난 15일 상하수도사업소를 방문해 정수장 증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화천군]

 
강원 화천군 최전방 접경지역의 주둔 장병들이 식수를 지하수와 계곡물에 의존하고 있어 민군 통합상수도 사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화천군에 따르면 화천군 조사 결과, 지난 2023년 기준 상수도 보급률은 군부대 33%, 일반주민 69%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이는 국가 상수도 보급률 99.4%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화천군은 지역 주민과 군장병을 아우르는 민군 통합상수도 설치 계획을 이미 5년 전인 2020년 환경부로부터 승인받았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 등으로 인해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장병들이 정수된 수돗물을 마음껏 마시지 못한다는 사실은 국가안보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는 곳의 장병들은 주로 관정을 뚫고 지하수를 이용하거나, 계곡물을 정수해 식수로 사용 중이다.
 
이러한 식수 사용은 위험성이 높다. 우선 급수원이 장마철에 범람하면 식수 사용 자체가 어려워진다. 또 지하수는 각종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유입될 위험이 커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유사시 적에 의한 식수원 오염 우려도 크다.
 
화천군이 추진 중인 민군 통합상수도 사업은 오는 2032년까지, 총 1014억원을 투입해 통합 취수장과 정수장을 건설하고, 송·배수관로를 설치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하루에 1만7000톤의 안전한 수돗물이 37.5㎞의 관로를 통해 장병 1만5000여명, 주민 3200여명에게 공급될 수 있다.
 
현재 사업 1단계인 취수지 이전 예산 120억원만이 확보돼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다. 그렇지만 2단계 사업인 통합 정수장 증설과 송수관로 설치 예산 894억원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화천군은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국방부에 지속해서 건의해 왔다.
 
민군 통합상수도 총사업비 규모는 화천군 1년 예산의 20%를 넘을 정도로 큰 사업이다. 따라서 화천군 독자적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국방부가 사업비 일부라도 분담해 조속히 민군 통합상수도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장병 모두가 각 가정에서 누구보다 귀하게 자라온 금쪽같은 자식”이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복무 중인 군인들에게 깨끗한 물조차 주지 못한다면, 누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려 하겠나”고 했다.
 
이어 “더구나 수천여 세대의 군인 아파트 건립도 예정된 만큼, 민군 통합상수도 설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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