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8% 오른 코스피, 다음 날 또 사도 될까…역대급 폭등 뒤 흐름 보니

  • 31일 사상 최대 상승률 기록 뒤 오늘 장 초반 4%대 하락

  • 2008년·올해 3월에도 급반등 뒤 널뛰기…급등 자체로 추세 전환 판단 어려워

코스닥 급등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닥 급등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하루 만에 18% 가까이 폭등하며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급반등 이후 증시 흐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전 거래일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률과 상승폭 모두 역대 최대다. 종전 최고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30일 기록한 11.95%였다.

이날 반등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주가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26%대, SK하이닉스는 가격제한폭에 가까운 29.95% 급등했다. 외국인도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사상 최대 폭등 직후인 3일 코스피는 다시 약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16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19% 내린 6319.09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7%대 하락했다. 직전 거래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외국인 매도세가 지수에 부담을 줬다.

역대 사례를 보면 기록적인 급등은 곧바로 안정적인 상승 추세로 이어지기보다, 급락 과정에서 발생한 반발 매수와 수급 정상화가 맞물린 경우가 많았다. 급등 다음 날 곧바로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 변동성이 진정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08년 10월 30일 코스피는 한국과 미국 간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11.95% 급등했다. 당시 기준 역대 최대 상승률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코스피는 이후에도 급등락을 반복했고, 11월 초 다시 약세를 보이는 등 상당 기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졌다. 2008년 10월 한 달 코스피 하락률은 23.13%에 달했다.

올해 3월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중동 전쟁 우려로 3월 3일과 4일 코스피가 이틀간 19% 넘게 급락한 뒤, 5일에는 9.63% 반등했다. 당시 상승률은 2008년 10월 30일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지수는 하루 5~6%씩 오르내리는 널뛰기 장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대폭락 뒤 나타나는 급반등이 새로운 상승장의 출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와 공매도 포지션 청산, 손실을 줄이려는 숏커버링 등이 한꺼번에 몰리면 기업 실적이나 경기 전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도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할 수 있다.

이번 반등 역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투자 확대 전망과 반도체 수요 기대가 되살아난 데다, 앞서 진행된 강제 매도와 디레버리징이 일부 마무리되면서 매수세가 집중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두 종목의 급등이 지수 전체를 크게 끌어올렸다.

다만 코스피는 7월 한 달 동안 22% 하락했다.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낙폭은 34.01%에 달했으며, 31일 하루 17.91% 반등하고도 월간 기준으로 큰 폭의 손실을 남겼다. 하루 급등만으로는 앞선 하락 추세가 모두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증시가 추세적으로 안정되는지 판단하려면 지수 상승률보다 수급과 시장 내부 흐름을 함께 살펴야 한다.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는지, 반도체주에 집중된 상승세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는지, 원·달러 환율과 미국 기술주가 안정을 되찾는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거래량을 동반한 상승 종목 수가 늘어나는지도 중요하다. 일부 시가총액 상위 종목만 급등해 지수를 끌어올린다면 체감 경기는 약한 채 지수 변동성만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상승 업종과 종목이 확산하고 급락일의 거래량이 줄어든다면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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