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실적 악화에 ‘얌체 공시’ 증가

호재성 뉴스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 홍보하던 테마주들이 정작 3분기 적자가 발생하자 주식시장이 마감한 후 공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좋은 소식이 있을 땐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장중에 발표하다가 막상 실적이 나빠지자 눈속임하는데 여념이 없는 것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13일 마감 시한에 임박해서 실적을 발표한 기업 상당수가 테마주로 분류되는 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테마주 알앤엘바이오는 13일 장이 마감한 지 한참이 지나서야 3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3분기 31억89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년말 560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 주가는 상반기 한때 1만2750원까지 올랐다.

줄기세포 화장품 출시, 미국법인 개설과 같은 각종 호재성 공시를 언론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적극 알려온 덕분이다.

특히 이 회사는 전달 8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3분기 매출액 505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의 흑자를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만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주장이다.

향후 4분기 15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지 않는 이상 달성 가능성은 희박하다.

즉, 알앤엘바이오는 3분기에 적자전환하면서 한달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기업, 혹은 거짓말을 일삼는 기업이란 사실을 스스로 공표해 버린 셈이 됐다.

황우석 박사관련주로 유명한 제이콤 역시 마찬가지다.

이 회사도 13일 장이 마감한 후 1시간30분이 지난 뒤에야 분기보고서를 제출했다.

제이콤 3분기 영업손실은 분기, 및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4억6000만원 가량이다. 상반기 대비 적자전환한 것. 매출 역시 상반기의 반 이상 줄어든 26억3100만원에 그쳤다.

풍력발전주로 분류되는 유니슨과 용현BM도 장이 마감한 뒤에야 분기보고서를 제출했다.

실적이 좋을 땐 의무사항도 아닌 실적공시를 별도로 발표했던 것과는 달리 실적이 악화되자 슬그머니 분기보고서만 제출한 것이다.

이외에도 가수 ‘비’가 최대주주인 제이튠엔터테인먼트, 카엘, 유아이에너지, 태산엘시디도 영업이익이 크게 줄거나 적자폭이 확대된 이유로 마감 후에야 분기보고서를 제출했다.

증권가에선 제출 마감일 늦은 시간에 공시하는 이른바 ‘올빼미 공시’를 즐기는 기업들은 투자 시 유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늦은 시간에 공시하면 아무래도 투자자들은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지나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과 같이 주식투자에 결정적인 기준이 되는 사항을 늦게 파악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만큼 유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