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정보 관리, 구름 속에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관리 기법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기업들은 과거 회사 안에 대용량 서버를 두고 데이터를 관리해왔지만 최근에는 외부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세워 인터넷을 통해 기업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네트워크망의 발전으로 외부의 중앙시스템에 기업정보를 보관해두고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딩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전 세계 기업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클라우딩 컴퓨터를 실행하는 데이터센터를 따로 마련해 기업정보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5억 달러를 투자해 아일랜드 더블린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30만3000㎡ 규모의 이 데이터센터에는 강화 외벽과 자가발전장치가 설치됐고 30명의 직원이 상주한다. 스위스 비밀은행의 금고를 연상케 하는 이 곳에 모셔둔 것은 다름 아닌 수백만대의 컴퓨터. 이 컴퓨터들은 MS가 개발한 클라우딩 플랫폼 '윈도애저(Windows Azure)'를 운영하기 위해 동원됐다.

MS가 데이터센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검색엔진인 '빙'과 메일 및 메신저 서비스 등 웹을 기반으로 하는 240개의 서비스를 이 데이터센터를 통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MS만 데이터센터 구축에 역량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공룡' 구글은 최근 전 세계 36곳에 이와 비슷한 데이터센터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종합쇼핑사이트인 아마존닷컴 역시 미국뿐 아니라 더블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영국 런던 등 유럽과 홍콩, 일본 도쿄 등 아시아지역에도 유사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거 나서고 있는 것은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관리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더욱 더 촘촘한 망으로 묶이게 되면서 기업 데이터 관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 긴요한 것이 클라우딩 플랫폼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 굴지 기업들이 기업 데이터 관리를 위한 데이터센터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 내부 서버가 아닌 외부에서 중앙 컴퓨터 시스템을 가동하는 클라우딩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유럽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와 제약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직원들이 이용하는 이메일 서비스를 자사 서버가 아닌 클라우딩 플랫폼상에서 제공하고 있다.

향후 인터넷인프라시장에 대한 전망 역시 밝다. 시장조사업체 티어원리서치에 따르면 인터넷 인프라시장 규모는 올해 298억 달러에서 2012년 505억 달러로 60%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장 필립 코트와 MS 사장은 "클라우딩(구름)속에 3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 정보를 외부의 데이터센터에서 관리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기업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정보의 보안성과 신뢰도다. 최근 구글의 기업 이메일 대행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의 제레미 빈센트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는 "보석같은 기업의 핵심정보를 구름 속에 넣어 두지는 않는다"며 "이메일과 스케줄 관리 등 단순한 기능만 클라우딩 시스템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의 지리적 위치 역시 중요한 변수다. MS가 더블린에 데이터센터를 꾸린 이유 중 하나는 아일랜드의 우중충한 날씨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대형 컴퓨터는 특히 열에 취약하기 때문에 일년 내내 흐리고 낮은 기온의 더블린의 기후는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냉방비가 데이터센터 운영비의 3분의 2를 차지하기 때문에 지리적 위치에 따라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다.

데이터센터를 세우려는 지역의 법제와 세제도 크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유럽에서는 신용카드 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는 유럽연합(EU) 국경을 넘어 인터넷상에서 주고받을 수 없게 돼 있다.

인터넷 거래에 따른 세금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대부분의 온라인 도박사이트들은 세금을 낮추기 위해 도박에 대해 1%의 세금만 징수하는 스페인 남단 항구도시 지브롤터로 몰리고 있다. 일본 음반 전문사이트인 HMW와 플레이닷컴 역시 부가가치세를 매기지 않는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 위치한 채널제도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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