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13개 상장사가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두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대한유화ㆍ신흥ㆍ진로ㆍ두산건설ㆍ아세아페이퍼텍 등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5개 종목과 코스닥시장 8개 종목이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작년 자사주를 소각한 5개 회사가 주로 대기업위주인데 비해, 올해는 주로 중소형사 위주인 것이 특징적이다. 작년 상반기 KTㆍCJㆍ두산건설ㆍ대한통운 등 굵직한 종목들이 주주가치 제고의 목적으로 이익소각에 나섰던 것과 대비된다.
이유도 저마다 가지각색이다.
셀트리온은 주주가치 극대화 측면에서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기주식 544만7613주 중 481만9244주(발행주식의 3.99%)를 무상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회사측은 최근 테마섹 유상증자 참여로 자본금이 증가됐던 부분(발행주식의 10%)을 일정부분 상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확장하는 사업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데다, 주당순이익(EPS)이 4%가량 높아져 주주가치 극대화에 기여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한유화공업은 이례적으로 20%나 되는 지분을 소각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모아졌다.
시장은 이번 자사주 소각에 대해 안정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한유화는 지난 4일 지분의 약 21%에 해당하는 170만주를 주당 5만6000원에 공개매수한 뒤 소각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소각에 참여한 지분의 대부분이 2대주주인 H&Q국민연금 펀드 지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대주주 지분 소각으로 최대주주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신흥은 거래소 종목이지만 거래량이 너무 낮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자사주 거래를 늘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흥은 지난 5월 3일부터 이익소각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직원 상여금 지급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하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월평균 거래량이 일정비율 이하가 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며 "자기주식으로 자전거래를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70%에 육박해 상장주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거래량에도 자사주 거래가 잦자 이런 설이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회사측은 "이익소각이나 직원 상여금 지급 등의 자사주 소각의 일반적인 목적일 뿐,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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