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규모를 조정해 환율 문제를 매듭짓자던 미국이 2차 양적완화(QE2)를 실시해 2차 환율전쟁을 부추겼다." "미국은 국내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달러화가 기축통화라는 점을 이용, 전세계 국가들은 전쟁에 참여시키고 있다."
최근 환율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일본·독일·브라질 등 주요국들의 시선이다.
중국·브라질 등은 경상수지 관리제는 계획경제이며, 미국의 달러화 발행을 제한해 환율 문제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율 분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경상수지 목표제를 들고 나온 미국이 오히려 역공을 받고 있는 셈이다.
10일 샤빈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미국의 통화정책 효과는)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화폐를 발행하는 것과 유사하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가 무책임하며 장기적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환율문제 해결을 위해 "글로벌 통화시스템을 더 다변화 해 Fed의 달러 발행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경상수지보다는 미국의 달러화 발행량을 조절해 환율 불안을 잠재워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미국이 내놓은 경상수지 목표제와 대비되는 목소리다. 경상수지 목표제가 달러화 수요 측면으로 접근했다면, 샤빈 위원은 공급을 조절해 불확실성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경제국 대부분은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드미트리 판킨 러시아 재무차관은 지난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에서 "미국은 '양적 완화 정책'을 통해 자국 문제를 해결하면서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일본 엔화의 선례에서 보듯 '통화 거품' 형성과 환율 정책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상수지 목표제란 환율중재안을 내놓은 미국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 셈. 미국은 현재 주요국들의 역풍을 맞아 달러 공급이 제한될까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8일 '조기 경보체제'라는 새 대안을 내놓았다. 경상수지에 일정률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무역 불균형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국가를 국제기구가 감독하고, 불균형을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가이트너 장관은 "(조기 경보체제 마련은) 매우 실용적이면서 다각적인 접근"이라며 "환율뿐 아니라 더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 방식을 통해 환율 갈등의 한가운데 있는 중국의 행동 반경이 넓어져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의무를 수행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 끌어안기에도 나섰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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