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요 계층이 신규 분양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부동산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쉽사리 시장에 뛰어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 '성복 아이파크'아파트(현대산업개발)는 전체 351가구 모집에 청약이 41건에 그쳐 11.7%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인기 평형대인 84㎡(전용면적)형도 165가구 중 무려 141가구가 미달됐다. 지난달 26일 개관한 모델하우스에 '구름 인파'가 몰렸다는 회사 측의 설명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모델하우스 개관 첫 주말 각각 1만5000여명, 2만1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밝힌 인천시 서구 당하동 '검단 힐스테이트5차(현대건설)'와 연수구 송도지구 '송도 캐슬&해모로(롯데건설-한진중공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검단 힐스테이트5차는 지난달 26일 마감한 1~3순위 청약에서 전체 412가구 중 146가구가 청약해 35.4%의 청약률을 보였다. 송도 캐슬&해모로도 전체 1426가구 중 422가구가 미달됐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원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모델하우스에 인파가 몰리는 것은 바닥론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내 집 마련 수요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향후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이들이 실제 청약은 미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도 "불황기에는 대체적으로 방문객이 청약률-계약률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기존 매매시장이 먼저 뜨고 분양시장이 나중에 온기가 돌기 때문에 앞으로 시간이 조금 더 지나야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고와 다른 입지적 단점이 드러나 청약률이 떨어진 곳도 있다.
송도 캐슬&해모로는 다른 단지에 비해 지하철역에서 멀고, 인근 유수지의 악취가 우려된다는 게 모델하우스 내방객들의 반응이다.
용인 성복 아이파크도 저렴한 분양가와 우수한 입지를 내걸고 있지만, 용인~서울 고속도로 서수지IC 바로 옆에 있어 소음이 예상된다는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해당업체 관계자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집값 바닥론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본청약 이후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 분양을 받겠다는 실수요자들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 성복 아이파크 김병석 소장은 "요즘에는 청약통장을 사용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현재 4순위 청약을 받는데 351가구 중 300명 정도가 사전예약을 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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