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외국계은행의 노동조합 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이 은행의 실적이 전년보다 대폭 줄어든 데 대해 “단기 수익에만 치중하고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탓에 고객의 외면을 스스로 자초한 꼴”이라고 말했다.
최근 외환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주요 외국계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선 외환은행은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로 불거진 민간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시중은행들에게 '밉상'이 됐다.
외환은행은 당초 배드뱅크 설립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다가 임원들의 반대로 막판에 빠졌다. 이 은행의 PF 대출 규모는 3조원을 훌쩍 넘긴 상태.
또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은 중소기업 대출에는 소극적인 반면 가계를 대상으로 한 개인 신용대출에는 15%가 훌쩍 넘는 고금리를 적용해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한편 지난해 외국계 은행의 사회공헌도는 지방은행보다도 낮았다.
외환은행은 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나 사회공헌에는 213억원 밖에 쓰지 않았다. 씨티은행은 3200억원에 달하는 순익에 비해 사회공헌에는 78억원 가량을 지원하는데 그쳤다. SC제일은행도 3200억원대의 수익을 올렸으나 103억원 가량을 지원했다.
이와 달리 대구은행은 2274억원 순익을 낸 데 비해 189억원을 사회공헌에 썼다.
은행은 고객의 '예금'과 '대출'로 먹고 사는만큼 공적 역할을 다해야 할 책임이 있다. 선진금융기법을 전해주기는 커녕 실적 쌓기에만 급급해 사회적 책임을 내팽개치는 외국계 은행. 고객들이 과연 언제까지 손을 내밀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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