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먼저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를 글로벌 경기 둔화 요인으로 꼽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는 1만8000개에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9만개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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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업률 추이 2009년 1월 (7.8%), 2009년 10월(10.1%), 2011년 6월(9.2%) (출처: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미 노동부) |
로이터는 부진한 고용지표와 달리 오는 14일 발표되는 6월 소매판매 지표는 가솔린 가격 하락에 따라 비교적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분은 실질 소득 증가로 이어져 개인소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키는 "경기 회복은 소비자 지출에 달려 있다"며 "연료 가격 하락이 소매판매 증가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 외에도 오는 15일 공개되는 미국 산업생산과 제조업지수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대지진에 따른 공급망 붕괴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 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고조되고 있는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재정위기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다. 로이터는 11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지도부의 긴급회동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 채권단이 그리스 국채 차환에 얼마나 참여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데다 이탈리아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만한 묘책이 도출되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재정위기의 전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이를 '위험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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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재정위기국 국가 부도 위험 *10년 만기 독일 국채 대비 수익률 격차 (단위:bp·베이시스포인트, *1bp는 0.01%포인트 / 출처: 톰슨로이터) |
중국은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자 지난 6일 올 들어 세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이미 둔화된 경기 회복세를 더욱 압박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마키는 다만 각국의 성장세 둔화 지속 기간은 상대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나 일본은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경기 회복 둔화를 겪고 있는 반면 유로존과 중국은 그렇지 않다"며 "유로존, 중국의 경기 회복 둔화는 더욱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경기 회복세 둔화를 이끄는 장기적 요인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성장 둔화는 일시적 요인 탓"이라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의장의 분석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가진 회견에서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진 것은 일본 대지진, 기후재해, 유가 급등세 등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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