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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
홍 장관이 지난해 11월 17일 취임한 후 석 달이 지났다. ‘9·15 정전사태’로 불명예 낙마한 전임 수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홍 장관은 한 달 만에 ‘동계 비상전력수급대책’, 화두로 떠오른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과제 등 많은 험로를 거쳤다.
최근 홍 장관은 월 단위 기자단 정례브리핑을 신설하는 등 대언론 소통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주 끝자락에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출입기자단과 만찬을 갖고, UAE(아랍에미리트) 자원외교에 대한 성과와 방향을 설명했다. 매주 전 직원들과는 이메일을 직접 작성해 업무에 따른 소회를 전하고 있다.
취임 직후 직원들의 만류에도 자신의 명함에 휴대폰 번호를 기입한 것은, 민원인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매주 현장을 보면서 소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파격적인 행보도 잇따랐다. 얼마전에는 모 유력방송사 오전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해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판소리’ 한 소절로 동시간대 시청층인 아줌마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신사풍의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로 일부에서는 정치를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얘기도 한다.
조직에 대해서는 ‘집단적 타성’을 버리자고 외쳐왔다. 보고서 작성에 오랜 시간을 할애하지 말 것과 이달 안으로 전 간부들이 직접 사업신청서를 작성해 볼 것을 주문했다. 고객들의 입장에 서서 정책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스스로도 ‘광역선도사업 신청서’를 작성하겠다 했다.
지경부 구성원들은 근엄함을 강조해 온 수장의 이 같은 파격행보에 처음에는 무척이나 어색했다. 그러나 점차 홍석우의 사람들로 빠르게 변모해가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경부 성과관리팀 관계자는 “일하는 방식과 관련된 집단적 타성 제거 이외에도 공무원·공급자 중심의 행정관행이 많이 개선됐다”며 “앞으로도 중점 추진과제를 추가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할 말은 하겠다는 면모도 드러냈다.
최근 여야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일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논의를 “고민 없이 나온 포퓰리즘성 정책”이라고 일갈했던 게 그것. 유럽발 재정위기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터에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시도는 앞장서 막겠다며 부드럽지만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내달 말까지 범정부적인 기업규제 완화책도 꺼내들 계획이다.
그렇다면 그만의 브랜드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추론가능한 발언이 있다. 지난주 말 홍 장관은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연찬회에서 ‘중견기업육성책’을 꺼내 들었다.
“5월까지는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종합대책을 보고하겠다”면서 나아가 “(현재) 1300개인 중견기업이 2015년에는 3000개까지 늘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역 2조 달러 시대를 대비하려면 중소·중견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누누이 강조해 온 홍 장관이다.
홍 장관은 “중견기업이 원활하게 커지면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파이가 커질 수 있고 중소기업인에게 꿈을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기존보다 줄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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