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국내 증권사가 올해 들어 종목분석 리포트를 내놓은 기업 수가 전체 상장사 절반에도 못 미쳤을 뿐 아니라 투자손실 확대를 막기 위한 매도 의견 또한 단 1건에 머물러 투자지표로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3일까지 각 증권사들의 낸 기업보고서는 총 3만3417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3만여개의 기업보고서에도 불구하고 분석 기업은 833개에 불과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725개사의 48.29%에 해당한다. 이는 전체의 절반도 안되는 종목 보고서만 보고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판단을 내린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올 들어 종목당 100개 이상의 보고서가 나온 종목은 119개로 6.90%에 해당, 3거래일간 한번의 보고서도 볼 수 없었던 종목이 전체에 90%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어 50개 미만의 분석보고서가 나온 기업은 663개로 전체의 38.4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10개 미만의 보고서가 나온 기업은 전체 상장사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100개 이상 보고서가 나온 종목도 대부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이였으며 코스닥시장 종목은 16개에 불과했다. 코스닥 종목 중 200개 이상의 분석보고서가 나온 종목은 다음(274개) 한 종목 뿐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은 분석보고서가 나온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전일까지 삼성전자 보고서는 총 535개로 집계, 최소한 하루에 1개 이상은 삼성전자 분석보고서를 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엔씨소프트가 436개로 뒤를 이었으며 SK하이닉스와 현대차가 각각 389개, 364개로 조사됐다. 이어 LG전자(364개), NHN(360개), 삼성SDI(358개) LG디스플레이(355개) 순으로 증권사들의 관심이 높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다음을 이어 가장 많은 분석보고서가 나온 종목은 CJ오쇼핑(187개)이다. 이어 파라다이스(163개), 네오위즈게임즈(133개) CJ E&M(131개) 등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전체 기업보고서에서 나타난 투자의견은 매수(BUY)가 1만6954개로 가장 많았으며, 강력 매수(STRONG BUY)는 338개에 달했다. 반면, 중립(NEUTRAL)은 1181개로 조사됐으며 비중축소(UNDERWEIGHT)는 5개, 매도(SELL)는 1개(대우증권) 뿐이였다. 투자의견이 없는 보고서는 1521개다.
이는 올해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심했던 장세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수를 외친 종목이 남발한 것이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을 흐리는 보고서가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보고서 편중 양상은 시장별, 기업별 안정성에 대한 차이와 해당 연구원 1인당 정해진 기업 할당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분석보고서가 유가증권시장 종목에 치중되는 이유는 대부분 코스닥 상장사들이 제한적인 아이템으로 매출을 내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며 “코스닥시장에서 안정적인 기업을 꼽아 분석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구원 1인당 한 해에 분석할 수 있는 기업이 10개 안팎에 불과하다"며 "지속적으로 기업을 탐방해야 하기 때문에 그 이상은 힘들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연구원이 기업들 눈치에 습관적으로 매수를 추천하는 경우가 있다"며 "주가에 거품이 껴있는 종목의 경우 주의가 요구된다"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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