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제1차 임대주택 리츠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오는 6월까지 인가 및 매입 신청 접수, 감정평가 등을 거쳐 7월 초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번 리츠는 위탁관리형으로 LH가 자산관리회사(AMC) 역할을 수행하며 5년 동안 운영한다. 즉 LH가 시가보다 낮은 감정가에 소유주(하우스푸어)로부터 주택을 매입한 뒤 월세 형태로 돈을 받아 운용해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구조다. 5년 후에는 원소유자 또는 시장에 매각하거나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하면 결국 세금만 낭비하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역경매 방식의 리츠 운용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PEF의 성격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리츠는 PEF처럼 민간 자금을 운용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방식이다. 반면 임대주택 리츠는 ‘지원 및 구제’가 주가 돼 시세보다 낮은 매입가격과 임대료를 설정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기초자산이 제한적이고 공모가 발달해 있지 않은 국내 리츠 시장은 아직 발전 단계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임대수익률이 확보되지 않으면 투자자는 물론 LH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미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LH가 자금 회수를 보장한다는 것은 곧 정부가 손실을 책임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후 주택 가격이 예상만큼 올라주지 않으면 LH 부채만 키울 뿐이다. 또 협소한 국내 리츠시장과 부진한 수익률은 위험 부담이 상당하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8개 리츠만 봐도 수익률은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리츠 운용 시 적정한 임대수익률이 담보가 돼야하는데 LH가 임차료를 얼마나 싸게 책정할지, 저금리 기조 속 하우스푸어의 주택 매각 물량이 얼마나 될지 등이 변수로 작용한다”며 “리츠 자체가 완전한 공적자금도 사모펀드도 아닌 애매한 형태라서 파생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책 관계자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LH와 투자자의 입장이 아닌 정책의 목적에 중점을 둘 것을 당부했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5년 후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효용가치를 따지면 매수세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의 신용도 문제 등을 해결해주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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