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김정은 이상설'에 "허위사실 흘려 오보 유도한 목적 알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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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5-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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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영우 전 靑 외교안보수석 '일침'..."中도 모르는 北 허위사실 흘려"

  • "로이터 등 권위지까지 오보...최초 오보 경위 확인하면 의도 알 것"

  • 순천인비료공장서 '북한, 우라늄 농축 가능성'엔 "동의하기 어려워"

"중국이 북한에 대해 알지 못하는 허위사실을 서방언론에 의도적으로 흘려 로이터 같은 권위 있는 외신까지 오보를 내도록 유도한 목적을 알아낼 필요가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천 전 수석은 "데일리NK가 최초로 오보를 낸 경위를 확인해보면 최초로 보도한 취재원의 실체와 의도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남궁진웅 timeid@]


앞서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심혈관 시술을 받은 후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는 보도와 '북한이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의 후계자 계승 준비에 돌입했다'는 '지라시' 등 온갖 낭설이 떠돌았다.

국내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의 '시술 후 회복 단계' 보도와 미국 CNN 방송의 '수술 후 위중 상태' 보도가 출발점이었다.

이후 로이터통신도 '중국이 김 위원장의 건강에 관해 조언하기 위해 의료 전문가 등을 포함한 대표단을 23일 북한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천 전 수석은 "많은 '전문가'들이 소문의 진위를 판단하는 데 오류를 범한 결정적 원인은 희망적 사고가 객관적 사실 확인 노력을 지배하고 저해한 데 있다"며 "또 한 가지는 전 세계의 모든 정보 역량을 총동원해도 북한 내에서도 수십 명밖에 알 수 없는 극비정보를 외부에서 알아낼 기술적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이 사망했더라도 북한이 발표하기 전에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은 신통력의 영역에 속하는 일이지 정보판단의 영역에 속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신통력이 없는 사람이 유고설을 떠벌리는 것은 모르는 일을 아는 척해서 일시적 지적 흥행을 누리려는 알팍한 상술에 불과하다. 나쁘게 말하면 지적 야바위꾼이나 사기꾼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천 전 수석은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방문한 순천인비료공장에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용 우라늄을 추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보도 내용과 관련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선 북한이 제재국면을 돌파하는 데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식량증산"이라며 "인비료공장 준공은 식량증산 주공전선에서 가장 중요한 고지를 확보한 셈"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지키는 데 우라늄 생산보다는 비료생산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 질소비료공장에서는 총포탄제조에 필요한 화약을 만들 수 있지만 지금은 총포탄보다 식량자급이 더 긴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또 한 가지는 북한이 우라늄광산은 이미 여러 군데 운영하고 있고 그 중 평산과 박천우라늄광산에는 우라늄을 정련하여 '옐로 케이크(우라늄염)'를 제조하는 시설까지 가동하고 있다"며 "비료공장에서 굳이 우라늄을 추출할 필요가 없고 굳이 추출하더라도 북한의 가용 우라늄 재고량에 현저한 변화를 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활짝 웃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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