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강남·서초·송파·용산 지역의 가격 상승률을 전고점인 3월 3주 대비 4월 2주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강남구(0.83%→0.16%), 서초구(0.69%→0.16%), 송파구(0.79%→0.08), 용산구(0.34%→0.14%) 모두 가격 상승폭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허가구역 지정 인근 지역 마포구(0.29%→0.13%), 성동구(0.37%→0.23%), 강동구(0.28%→0.09%) 등도 상승 폭이 줄었다. 지난달 토허구역 확대 지정 발표 이후 거래량은 물론 매매가격 흐름이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조기 대선과 정책 혼란으로 인해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허구역 확대 지정 이후 규제 지역 인근 지역의 일부 단지들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 8일 20억7000만원(17층)에 거래됐다. 지난달 19억4000만원(16층)과 비교해 한 달 만에 실거래가가 1억3000만원 오른 것이다. 해당 단지 전용 114㎡도 같은 날 24억5000만원(6층)에 손바뀜됐는데 이 역시 지난달 25일 24억원(20층)에서 50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성동구에서도 풍선효과가 엿보인다. 성수동 신축 단지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에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는 최근 31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1월 같은 평형이 25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만에 5억2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서울 뿐 아니라 과천, 분당 등 대표적인 강남 옆세권으로 불리는 수도권 지역에서도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강남 옆세권'으로 불리며 강남권과 가까운 데다 규제에서도 벗어나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관망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봤다. 또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7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도입을 앞둔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계속되고 있어 집값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현재 시장 관망세는 정치는 물론 트럼프發 경제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토허구역은 규제 초기에는 가격 안정을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떨어지는 규제"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6월 대선이 치러지고 나면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데다 공급부족, 추가 금리 인하 등 집값을 밀어올릴 요인이 산적해 있어 집값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수요자들이 정책 혼란을 겪으며 잠시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상황인데 규제에 적응하고 나면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 기존 규제 지역처럼 가격 상승 억압 효과가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경제 상황 상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 우려와 대출 규제로 인한 불안 심리가 여전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면 시장은 다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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