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경제정책 톺아보기] '큰 손' 1000만 노인을 잡아라…구조개혁 빠진 표심구애만

  • 이재명 '65세 정년연장'·김문수 '치매 안심 국가책임제'

  • 노인 빈곤·생산성 저하 등 구조개혁 관통 정책 빈약

  • 한은·KDI "사회 전반 근본적 문제 대응 모색해야"

  • "퇴직 후 재고용·자산의 연금화 등 필요"

16일 전북 익산 경기 수원 충남 천안에서 각각 유세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왼쪽부터·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 전북 익산, 경기 수원, 충남 천안에서 각각 유세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선 유권자 넷 중 한 명인 65세 이상 노인을 향한 후보별 표심 구애가 한창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인구로 자리 잡으며 노인 1000만명 시대가 도래했고 대선에서 큰손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초고속 초고령 사회 이면에는 5년 뒤 잠재성장률 0%대에 진입하며 경제성장이 멈출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한다. 생산인구 확보, 연금, 정년 연장, 노인빈곤 등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갈 사회 전반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년연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연금 수급 시점(현재 63세, 2033년 65세)에 맞춰 법정 정년(현재 60세)을 단계적으로 65세로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치매·장애 등으로 재산 관리가 어려운 노인을 위한 공공신탁제도 도입, 임플란트 건보 적용 기준(65세 이상 평생 두 개) 완화를 약속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이유로 법정 정년연장에 반대했다. 청년 고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기업이 자율적으로 재고용·연장·폐지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회 서비스형 노인 복지 일자리를 확충해 자립 체계를 강화하고 치매 안심 국가책임제를 공언했다. 노인 대상으로 버스 무료 승차를 실시하겠다고도 했다.

노인이 행복한 나라를 표방하며 달콤한 공약들을 내놓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관통하는 고령화 정책이 빈약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조개혁은 고통이 수반되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수인데 정작 후보들은 눈앞의 표에 도움이 되는 선심성 공약과 허술한 재탕 공약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2040년에는 전체 인구 중 절반이 노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노동생산성 저하 문제나 노인빈곤, 연금 고갈 문제에 직면한다. 노인빈곤율은 2023년 기준 39.8%로 OECD 31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아 해결이 시급하다. 선심성 공약은 단기적으로는 해결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구조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못하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초고령사회로의 급격한 이전이 사회 전반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인기영합적 접근은 오히려 거시경제에 더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한 제도의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은과 KDI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된 정년연장 및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고령층의 자영업 쏠림 현상을 막고 자산의 연금화를 통해 노인 빈곤 문제 해결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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