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 3각 증권가서 격돌

  • 현대차그룹 HMC증권 이어 현대중공업도 도전장

현대중공업이 증권업 진출 의지를 공식화했다.

기존 현대그룹이 보유한 현대증권, 현대차그룹이 최근 신흥증권을 인수해 만든 HMC증권, 여기에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증권사까지 합세한다면 범(汎)현대가의 '여의도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현대중공업은 증권사 인수설에 대한 증권선물거래소의 조회 요구에 "CJ투자증권과 CJ자산운용 지분 매입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따라 29일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인수안을 의결하고 30일 CJ 측과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CJ그룹은 최근 CJ투자증권과 CJ자산운용을 묶어 매각키로 결정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들어갔으며 매각예상금액을 1조원 안팎으로 제시했다.

매각예상금액 1조원은 CJ투자증권 지분 가운데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75%(CJ 56.69%, CJ개발 11.05%, 이재현 회장 2.95%)를 8500억원으로 평가하고 소액주주 지분 26.61%를 1500억원으로 계산해서 나왔다는 게 CJ 쪽의 설명이다.

증권업계에서는 CJ투자증권과 CJ자산운용의 매각 적정가를 5000억원 정도로 예상했으나 CJ그룹이 두 배인 1조원을 제시하자 지나치게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CJ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2000억원인 적을 감안하면 주가순자산배율(PBR) 5배 이상을 받게되는 셈이며 CJ투자증권이 91% 지분을 가지고 있는 CJ자산운용의 가치를 합하더라도 프리미엄이 과도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CJ투자증권과 CJ자산운용을 시장예상가를 크게 상회하는 8000억원 안팎에 인수키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중공업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증권사의 의견이 이어졌다.

특히 메릴린치는 현대중공업이 CJ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불필요한 다각화로 주가에 부정적이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인수 가격으로 8000억원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CJ투자증권 장부가치의 6배나 되는 가격으로 증권업종 평균이 장부가치의 2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비싸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후 범현대가에서 갈라져 나온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이 증권업계에서 같은 '밥그릇'을 놓고 경쟁하게 된 점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HMC증권이나 현대중공업의 신규 증권사가 업계에 진출하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범현대가에서 증권사를 3개나 보유한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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