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신청사를 매각하겠다고 해 시선을 끌었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12일 판교신도시 조성을 위한 판교특별회계에서 빌려 일반 사업에 쓴 돈 5200억원을 금방 갚지 못하겠다며 지급유예선언(모라토리엄)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시장은 "판교특별회계에서 돈을 끌어 다 공원조성 등 급하지 않은 일반회계 예산으로 쓰는 등 무리한 사업을 추진한 결과다."라며 전임 집행부의 실정임을 지적하고 "지금의 재정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성남시 재정현황이 어떤가.
▲성남시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5천354억원이 줄어 전년 대비 23% 감소한 1조7천577억원이다. 앞으로도 세입전망이 불투명해 어려운 살림살이가 예상된다.
--시의 재정이 어려워진 이유는.
▲전임 집행부가 그동안 무리하게 추진해온 공원로 확장공사, 공공청사 건립, 주거환경정비사업 등 대단위 사업에 많은 지출을 했다. 세입이 줄면 긴축제정을 해야 하는데, 일반회계 부족분을 판교특별회계에서 전입해 사용했다. 그 결과 세입은 늘지 않는 상황에서 특별회계 상환까지 해야 해서 재정이 어려운 것이다.
--판교특별회계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판교특별회계는 판교신도시 조성을 하면서 도시기반시설을 만들기 위한 돈이다. 성남시의 수익금이 아니라 대부분 상환해야 할 자금이다. 국토부가 이달 말까지 성남시와 LH에 얼마를 내라고 한다. 양 기관으로부터 돈을 받아 곧바로 분당수서간도로사업 등 공공시설사업을 할 예정이다.
--판교특별회계를 갚지 못하겠다고 지급유예를 선언한 이유는.
▲판교신도시 조성사업 정산을 하게 되면 공공사업비와 초과수익부담금을 다른 사업자와 같이 부담해야 한다. 우리 시도 일시에 상환해야 하지만 지금은 자력이 없다. 그래서 차례로 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고, 그 시기를 앞당기려고 지방채를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상환계획은.
▲우선 지방채를 1년에 1천억원씩 3년간 발행할 계획이다. 또 지출예산을 줄여 연간 5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렇게 해서 4년 내에 5천200억원을 갚고, 추후 6년간 지방채를 분할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그럼 성남시 재정이 바닥난 것인가?
▲전형적인 흑자부도라고 본다. 장기적으로 보면 재정이 우수하지만, 흑자부도 내는 기업들이 많다. 그런 것과 비슷한 것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돈을 갚지 못하면 부도다. 돈은 있지만 판교특별회계를 위해 한꺼번에 낼 돈은 없다는 것이다.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