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0대 기업과 부자들> 최첨단 제품 속속 출시하며 삼성, LG 턱밑 위협하는 하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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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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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2’에서 투명한 TV가 공개되며 전세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55인치 OLED TV는 TV 뒷배경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TV가 꺼져있을 때는 투명한 유리지만 전원이 들어오면 TV화면이 구동된다. 놀라운 기술을 보여준 업체는 중국의 하이얼(海爾)이었다. 그동안 짝퉁제품, 모방제품, 저가제품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하이얼이 최첨단 미래 신기술을 선보인 것. 하이얼측은 “이 제품은 상점의 프론트 디스플레이나 벽면 장착용으로 적합하다”며 “46인치 투명한 OLED TV를 조만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가격이나 출시시점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 제품이 출시되면 하이얼의 글로벌 브랜드가치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게 분명하다. 하이얼의 도약은 삼성전자, LG전자를 보유한 가전강국 우리나라에 특히 위협적이다.

하이얼은 1984년 중국 정부가 산둥(山東)성 칭다오에 세운 칭다오냉장고공장(靑島電氷箱總廠)이 전신이다. 1991년까지 냉장고만 생산하다가 1992년부터 냉동고와 공기청정기, 세탁기, 텔레비전을 생산하며 본격적인 가전제품 생산회사로 자리잡았고, 같은 해 12월 현재의 상호로 사명을 변경했다. 1995년에 흑색가전 시장에 진출하였으며, 1999년부터 컴퓨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99년에 미국에 현지법인 설립을 필두로 중국대륙을 넘어 세계 1위업체로 우뚝섰다.

하이얼은 현재 21개 지역에 24개의 공장을 설립했으며 10개의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9개의 해외무역법인이 있으며 전세계에 7만명의 종업원이 근무중이다. 2010년 하이얼그룹의 글로벌 전체 매출액은 1257억위안이었으며 브랜드가치는 855억위안이었다. 연속 9년동안 중국에서 가장 브랜드가치가 높은 기업에 랭크됐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은 1509억위안(한화 약 27조원)이었다. 하이얼은 전세계 가전시장에서 8%의 점유율을 보였다. 2010년 6%에 비해 2%P 높아진 것. 3년연속 세계 백색가전시장 1위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유로모니터(Euromonitor)의 글로벌 가전제품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이얼의 냉장고, 세탁기, 와인셀러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하이얼은 양적인 팽창 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꾀하기 위한 연구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기업 R&D 능력 순위 발표에 따르면 조사대상723개 중국 기업 중 하이얼이 1위를 차지했다. 하이얼은 지난 2009년 조사에 이어 연속 1위를 지켰다.

글로벌 브랜드가치도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산요를 인수한 것은 전세계 가전업계에 충격을 줬다. 당시 하이얼은 산요의 모회사인 파나소닉과 산요의 일본 및 동남아지역 냉장고, 세탁기 사업을 단계적으로 인수키로 합의했다. 인수금액은 약 100억엔으로 중국기업이 일본의 주요 제조업 주력사업을 인수하기는 처음이었다. 이어 그해 10월 중국 하이얼그룹은 산요의 브랜드인 아쿠아(AQUA)를 사용한 가전제품을 일본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하이얼의 이 같은 행보는 일본시장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산요 상표를 붙인 백색가전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하이얼은 원자재, 인건비 상승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 제품 혁신, 글로벌 자원 통합과 시장 확대, 멀티브랜드 구축, 3•4급 시장 판매망 확대 등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추진해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 진출과 함께 가격경쟁력 위주의 전략을 탈피해 제품차별화에 성공했다. 게다가 혁신형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해 소비자에게 홈 라이프 솔루션까지 제공하고 있다. 건조기능이 있는 드럼세탁기, 3문이상 냉장고 등 프리미엄 백색가전 제품이 속속 출시됐다. 그리고 하이얼은 지난해 중국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독일의 지멘스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특히 하이얼의 카사르테(Casarte) 6문형 냉장고는 하이얼을 프리미엄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 제품은 중국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 6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카사르테 냉장고는 독일 ‘IF 제품 디자인 어워드(IFProduct Design Award)’, ‘레드닷(red dot) 어워드’ 등을 수상하며 하이얼 제품의 디자인경쟁력을 증명했다. 카사르테 믹싱 드럼 세탁기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순항중이다.

지난해 4월 하이얼이 출시한 ‘사물 인터넷 포름알데히드 제거 에어컨’ 역시 치열한 연구개발의 결과물이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3G 네트워크를 통해 가정 공기정화 환경을 관리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와 함께 폐열이용 온수기나 이탈리아식 3문형 냉장고 등은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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