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올해 7월 열리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벌써부터 고민에 빠졌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이벤트는 카드사에 특수다. 그러나 지난해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마케팅을 진행했다가 뭇매를 맞을까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자(VISA)카드는 2020 도쿄 올림픽 카드 결제 독점 사업자다. 비자는 1986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 공식 결제 서비스 분야의 유일한 결제수단으로 계약을 맺었다. 올림픽 경기 입장권을 사거나 기념품을 구매할 때 비자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이 덕에 국내 카드사들은 올림픽 때마다 비자와 함께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며 매출 확대 효과를 누렸다.
지난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우리카드는 평창올림픽 기념 카드 4종을 출시하고,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올림픽 기념주화·은행권 특별기획세트 증정, 입장권 캐시백 등 혜택을 마련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도 비자카드와 제휴를 통해 각각 경기 입장권 제공, 웨어러블 선불카드 증정 등 이벤트를 진행했다.
실제 '올림픽 효과' 덕분에 2018년 1분기 개인카드 승인액은 15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7%나 늘었다.
그러나 한·일 관계 악화로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일본 불매운동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여행업체 하나투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본 여행 수요는 전년 동월에 비해 84.2%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비자는 마케팅 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일본은 거리상으로도 가까워 올림픽을 계기로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현재와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림픽 시즌에는 카드 결제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카드사로서는 이벤트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 관련 마케팅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도쿄 올림픽 마케팅을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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