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유통가] 뭉쳐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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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11-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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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리테일, GS홈쇼핑부터 농협·KT 등 맞손 광폭행보

  • 아마존, 11번가 타고 상륙…1등끼리 만난 CJ·네이버

격변기를 맞은 유통업계에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 거세다. 급변하는 국내 유통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활용해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업종을 넘나들며 활발히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산업계의 흐름도 맥을 같이 한다.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롯데쇼핑(33조 원)이 자산 규모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연간 매출액으로는 이마트(19조원), 거래액은 네이버 쇼핑과 쿠팡(17조∼20조원) 등이 선두권이다. 이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진=GS리테일 제공]

진격의 GS리테일
가장 활발하게 합종연횡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기업은 GS리테일이다. 27일 GS리테일은 농협하나로유통과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GS리테일에 없는 대형마트 부문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두 회사는 앞으로 신상품을 공동 개발하고, 배송 플랫폼을 상호 공유하며, 해외 소싱을 공동 추진하게 된다. 당장 다음 달부터 농협하나로유통의 신선한 농·수·축산품 식재료로 GS리테일이 도시락 3종 등을 생산해 수도권 지역 하나로마트 50여개 점포에서 선보인다. 오뚜기 진라면 등 16종 상품을 제조사로부터 공동 매입해 함께 판매에 나선다. 이를 통해 제조사와 협상에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종수 GS리테일 전무는 "GS리테일은 그간 끊임 없는 혁신으로 사업 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며 "농·수·축 1차 상품 강점을 가진 농협하나로유통과 이번 업무 협력이 양사 동반 성장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과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 발표를 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유통에 기반을 둔 GS리테일과 온라인 유통에 강점을 지닌 GS홈쇼핑의 결합이다. 합병법인 GS리테일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강점을 결합해 2025년 기준 취급액 2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연간 취급액 예상치인 15조원에서 연 평균 10% 이상 성장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이커머스의 핵심인 물류 분야에서 합병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GS리테일이 갖고 있는 전국 물류센터(28개)와 신선식품 전용물류시설(20개)을 비롯해 1만5000여개의 편의점까지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TV홈쇼핑과 모바일앱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GS리테일은 정보통신업체 KT와 동맹을 맺기도 했다. '디지털물류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GS리테일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물류데이터와 KT 인공지능(이하 AI) 물류최적화 플랫폼을 통한 물류운송 최적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AI, 빅데이터, IT 플랫폼 등을 활용해 물류데이터를 융합·분석하고 최적화된 물류 및 운송환경을 구현하는 디지털물류 공동사업을 위해 손을 맞잡게 된 것이다.

지난 7월 GS리테일은 로봇 배송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LG전자와 손잡았다. 로봇 배송은 비대면 시대에 유통업체가 갖춰야 할 필수 전력으로 손꼽힌다. 지난달엔 신한카드와 손잡고 데이터 분석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GS리테일 1만5000여개 오프라인 매장 고객 구매 데이터와 신한카드 소비 패턴 데이터를 결합한 데이터 수익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누가 1등 되나…치열한 경쟁 예고
전세계 1등 '아마존'이 국내 상륙을 예고하면서, 업계에선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이란 예상이 흘러나온다.

SK텔레콤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하고,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지난 16일 밝혔다.

특히 SKT는 11번가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SKT는 "아마존과의 글로벌 초협력 추진이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며 "아마존과 커머스 영역을 포함해 다양한 ICT 영역에서 시너지를 지속 창출하며 산업 전반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1등 기업끼리 혈맹을 맺기도 했다. CJ그룹과 네이버는 K콘텐츠 및 디지털 영상 플랫폼 사업 협력, e커머스 혁신을 위한 e-풀필먼트(e-fulfillment) 사업 공동추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포괄적 사업제휴를 맺고, 6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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