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사흘 휴전' 선언에…트럼프 "항구적 휴전 원해"

  • 젤렌스키 "미국 속이고 전 세계 조작하려 해"

  • 트럼프, 러-우크라 전쟁 중재 포기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 ‘부활절 30시간 휴전’에 이어 ‘전승절 72시간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또 다른 조작 시도가 있다고 비난했고, 중재국인 미국은 항구적인 종전을 촉구했다. 미국이 압박할 때마다 일시 휴전으로 협상의 문고리를 잡으며 ‘땜질식 대응’을 해온 러시아의 태도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종전 중재를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인도주의적 고려를 바탕으로 승전 80주년 기념일 동안 휴전을 선언한다”며 “이 기간 모든 군사 행동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휴전 기간은 5월 8일 0시부터 10일 밤 12시까지 총 72시간이다. 5월 9일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공휴일이다. 또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러시아를 본보기로 삼으라며 휴전 위반 시 ‘적절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번 휴전 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그는 전쟁 중단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러시아에 2차 제재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나왔다. 2차 제재는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기업이나 개인까지 제재하는 강력한 조처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중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중재에서 발을 뺄 수 있다고 경고하자 하루 만인 19일 일방적인 부활절 30시간 휴전을 선언했다. 이런 식의 임시 휴전 선언은 전쟁 중단에 대한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고 무조건적인 전면 휴전은 아니더라도 대화나 종전 협상에는 의지가 있음을 국제사회에 드러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사흘 휴전 선언을 모종의 공작으로 규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금 (상황을) 조작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가 있다”며 “러시아는 (모든 제안을) 계속 거부해왔고, 미국을 속이고 전 세계를 조작하려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영구적인 휴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살상을 멈추고 유혈 사태를 중단시킬 항구적 휴전을 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종전 중재를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 교착에 작은 진전을 치적으로 부풀리고 “할 만큼 했다”며 떠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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