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여성 리더십은 그야말로 여성의 특징을 잘 살린 리더십이다. 더 이상 남성의 '하드파워' 리더십을 여성이 얼마나 잘 흉내내는가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의 특징을 살린 '소프트파워'가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핑크리더십’이다.
핑크 리더십이란 미국 내 스킨케어 화장품 점유율 1위 업체 ‘메리 케이’사의 창업자인 메리 케이의 따뜻한 여성 리더십을 일컫는 용어다. 5000달러라는 소액으로 48세에 회사를 창업한 그녀는 ‘골든 룰(남에게 대접받으려면 먼저 남을 대접하라)’을 기반으로 조화와 상생을 강조하는 독특한 리더십을 펼쳤다. 또한 주부를 여자의 미덕으로 여기던 시대에 세상에 나와 ‘기업이 아닌 가족을 위해 일한다’는 ‘마더(Mother) 리더십’을 전파했다.
이런 핑크리더십을 바탕으로 정치계나 재계 등 다양한 현장에서 여성리더들이 부상하고 있다.
국내 리더로서는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성주그룹 김성주 회장 등 을 꼽을 수 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리더십으로 부드러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외 리더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역사상 첫 여성 총재인 크리스틴 라가르드를 꼽을 수 있다. 지난 달 워싱턴포스트는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는 유머 감각을 갖고 있으며 갈등 속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기술이 탁월하다”고 라가르드를 평가한 바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여성의 정체성을 더 부각시켜 장점화한 인물이다. 그는 1977년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아칸소대리인협회를 만든 바 있다. 1995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세계여성대회에서는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며 여성 리더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이런 여풍을 이어 세계에는 거물급 여성리더들이 등장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05년 독일 최초 여성 총리로 당선됐고,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로 여성 리더의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요한나 총리는 아이슬란드 금융위기에 대해 “여성의 부드러움으로 위기를 탈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녀는 실제로 금융위기 때 국유화한 일부 은행장을 여성으로 교체했다.
오는 2030년에는 이 여세를 몰아 여성 리더십이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장 곳곳에서 여성리더십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그 기반을 견고하게 닦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정숙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장은 “2030년에는 여성들의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녀는 “다만 여성들이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유리천장 등의 장애와 편견이 사라지는 문화가 바탕에 깔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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