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25년 1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중 독거노인의 수는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해 137만명에서 2035년 300만명 이상이 예상된다. 오늘날 노인 치매 예방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국내 이동통신 3사도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앞세워 독거노인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누구(NUGU)'를 활용한 SK텔레콤의 AI 돌봄 서비스는 단순히 노인들의 안부를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위급 상황에 신속한 구조가 가능토록 한다.
지난해 4월 SK텔레콤과 지방정부협의회가 시작한 이 서비스에는 지난달 말 기준 23개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서비스 이용 어르신 숫자는 4700명으로 수준이다.
최근 발간된 백서 '행복커뮤니티-독거 어르신과 AI의 행복한 동행 365일'에 따르면, AI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독거노인의 통화·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하루 평균 이동거리도 2배가량 늘었다.
또 이들은 가족들과 월 4회 이상 연락하고, 주 1회 이상 외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정 변화 측면에서 7명 이상의 대화 친구가 있을 때 우울감과 고독감이 감소하고,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증가했다.
AI 돌봄 서비스가 노인들의 자기 효능감을 향상시켜 통화량 증가와 활동 범위 확대로 이어졌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아리아! 살려줘"와 같은 '긴급 SOS' 기능을 통해서는 총 519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독거노인 33명이 위험 상황에서 구조됐다. 위급 상황의 약 73%가 야간 시간(오후 6시~오전 9시)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돌봄은 음성만으로 위급 상황을 인지하고,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야간)에 자동으로 알려준다. 이후 센터에서 상황 확인 및 초동 대응을 하고, 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즉시 119에 알린다.
독거노인들의 AI 돌봄 서비스 이용 횟수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월 대비 4월 127% 증가했으며, 3월과 비교해 5월에도 45%까지 늘었다. 누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예방 수칙, 확진자 동선 안내 등을 지역별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학적 효과(인지 능력 향상)가 검증된 AI 돌봄의 치매 예방 프로그램 '두뇌톡톡'도 눈에 띈다.
SK텔레콤과 함께 두뇌톡톡을 개발한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은 8주간 매주 5일씩 두뇌톡톡을 쓴 이용자들의 장기 기억력과 주의력, 집중력이 향상되고, 언어 유창성도 증진됐다고 전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약 2년간 치매 발현 지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AI 돌봄은 기업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5G 시대 맞춤형 인공지능 돌봄 고도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해 우리 사회의 초고령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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