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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 중인 강남구 대치1차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최근 건설사들이 수직증축 등 리모델링 관련 기술을 개발에 집중하면서 그간 안전성 검토 등 한계가 컸던 리모델링 시장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최근 국토부는 가구 수 상한과 내력벽 철거 등 1기 신도시 리모델링 규제 완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관련 공법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초보강 공법인 '포스트텐션 하중전이공법'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국토교통부 건설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해당 공법은 강연선의 긴장력을 이용해 건물 벽체에서 건물 기초로 전달되는 하중을 전이하는 방식이다. 신기술 인증을 통해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안전성 검토 심의가 단축되며 리모델링 사업기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집중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강남구 대치1차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대표적이다. 대치1차 현대는 지난달 파일(말뚝) 기초 공법으로 준공된 아파트 중 처음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가를 받았다. 국내 아파트 90% 이상이 말뚝기초로 시공된 만큼 향후 리모델링 사업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 밖에 GS건설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연구조직인 '리모델링 랩'을 신설해 리모델링 최적화 공법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롯데건설도 리모델링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1년 12월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3D 스캐너와 BIM(빌딩정보모델링) 등을 통한 특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아파트 층수를 최대 3개 층까지 추가로 올릴 수 있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기존 골조를 유지하며 가구별 면적만 넓히는 수평증축과 달리 일반분양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중 분산 문제 등 기술력 한계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 사업은 오랜 기간 정체됐다. 이에 사업을 포기하거나 사업성에 한계가 큰 수평·별동 증축을 택하는 단지가 많았다.
최근 건설사들이 관련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정부 규제 완화까지 뒷받침되면 앞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국토부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라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 시 가구 수 상한을 기존 대비 140%까지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특례안을 제시했다. 특례안이 적용되면 가구 수를 최대 21%까지 늘릴 수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달 초 가구 간 내력벽 철거 규제 완화도 시사했다. 현행법상 건물 하중을 분산하도록 만든 내력벽은 안전상 이유로 철거가 금지돼 있다.
다만 특별법 통과 여부와 시기가 아직 불투명한 데다 건설업 침체, 재건축 규제 완화 등 리모델링 시장에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업계가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따로 만들고 기술 개발 등 노력하고 있지만 건설경기 전반이 개선돼야 리모델링 시장도 더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지도 지방과 수도권에서는 리모델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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