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發) 관세전쟁 우려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큰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홍콩 증시는 약보합세로 선방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열풍으로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3일 홍콩 항셍지수는 장초반 최대 2.5% 하락했지만 점차 낙폭을 좁히면서 0.04% 하락한 2만217.26에 문을 닫았다. 춘제(설) 연휴로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휴장했던 홍콩증시는 이날 3거래일 만에 개장했다. 중국 본토 증시는 내일(4일)까지 휴장한다.
‘정보통신(IT) 공룡’ 알리바바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중신궈지(SMIC)가 각각 6%, 10% 넘게 뛰며 상승을 주도했다. 알리바바의 이날 주가 상승 폭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29일 새로운 AI ‘큐원 2.5-맥스’를 출시하고 이 모델 성능이 메타의 ‘라마’와 딥시크의 ‘V3’보다 뛰어나고 밝혔다.
다만 홍콩 증시는 딥시크 열풍에 따라 기술주에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앞서 딥시크는 저가 반도체와 소규모 인프라로 오픈AI 등 선두 주자들을 위협하는 AI 모델 '딥시크-V3'와 '딥시크-R1'을 출시했다. 투자자들이 이 같은 중국 기업들의 저비용 AI 모델이 중국과 미국 간 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중국 기술주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 투자사 에버딘 에셋 매니지먼트의 신야오 응 투자 이사는 “딥시크가 중국 기술 기업들이 AI 분야에서 크게 뒤쳐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중국 기술주가 수혜를 입고 있다”면서 “딥시크 외에도 최근 몇 주 동안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문샷 등이 해외 기술에 맞먹는다고 주장하는 모델을 잇달아 출시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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