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산업계 '폭풍전야'...수출 악화 현실화 속 최악 시나리오 우려

  • 트럼프 관세 청구서 날아오나

  • 상호관세 서한 수령 여부에 촉각

  • 고율 관세 지속, 기업 차원 대응 한계

아주경제 DB
[그래픽=아주경제 DB]

트럼프발 상호관세 유예 종료일(8일)이 도래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폭풍 전야와 같은 불안이 드리우고 있다. 기본 관세와 품목별 관세만으로도 수출 둔화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고율의 상호관세까지 추가되면 전자·자동차·철강 등 한국 주력 산업은 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대표단이 상호관세 인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유의미한 진전이 확인되지 않아 하반기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1시 발송을 예고한 '상호관세 서한' 수령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기존에 예고했던 상호관세율 25%가 그대로 확정되는 것이다. 이 경우 자동차(25%), 철강·알루미늄(50%) 등 기존 품목관세 대상을 제외한 전 수출품에 다음 달 1일부터 25%(기존 10% + 추가 관세 15%)의 관세가 붙는다. 업계 관계자는 "품목관세와 달리 상호관세는 산업계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충격을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며 "기존에 없던 비용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이미 지난 4월부터 고율 관세 타격으로 수출 감소가 현실화하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자동차 수출액은 153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5월 대미 수출 물량이 총 7만7892대로 전년 동기(9만9172대)보다 21.5% 감소했는데 현대차가 31.4%, 기아가 4.8%씩 줄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3조63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 기아는 3조1404억원으로 14%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현지 대응 체계를 갖추기 전에 관세 폭탄 영향권에 들어선 탓이다. 
 
자동차 부품 업계는 국내 법인이 관세를 직접 내거나 미국 현지법인이 관세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수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물량 감소, 수익성 악화 등이 겹치면서 어려움을 호소 중이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업체 대부분은 현지 공장이나 제3국 우회 생산 등을 검토할 수 없을 정도로 영세하다"며 "관세로 인한 원가 상승 압박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터라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출을 포기할 곳도 많다"고 전했다.
 
전자 업계도 미국의 상호관세 추가 유예 조치가 없을 경우 관세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런 우려는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되고 있다. 이날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영업이익 6361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6.6% 급감했다. LG전자 측은 대미 보편관세 및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와 물류비 등 비용 증가분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8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도 2분기 영업이익 6조44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미국 정부는 스마트폰에 최소 25%,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바 있다. 유예 만료일 전에 관세를 피하려는 제품 수요가 1분기에 선반영되면서 2분기 수요 절벽 현상을 겪었다.
 
업계는 고율 관세가 뉴 노멀로 자리 잡을 하반기 실적을 더 걱정한다. 한 수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미국 정부에 로비를 하거나 현지 생산 확대, 일시적 공급망 조정 등으로는 상호관세와 같은 전방위적 공격(무역장벽)에 맞설 수 없다"며 "개별 기업 차원의 대응은 한계에 도달한 만큼 정부가 조속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불확실성을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