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화재가 ‘배터리 결함’이라는 정부의 2차 조사 결과에 반박했다.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5개 지역 ESS 화재 중 4곳을 배터리 이상이라고 결론했다.
삼성SDI는 6일 “조사위가 배터리 이상을 화재원인으로 추정했는데, 조사위가 발표한 배터리는 화재 현장이 아닌 다른 사업장의 배터리”라고 조사를 지적했다.
삼성SDI는 ‘유사 또는 동일사업장에서 발화지점과 유사한 방전 후 저전압, 큰 전압편차를 보인 배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배터리 이상을 화재 원인으로 추정했다’고 밝힌 데 대해 “해당 배터리는 사고 현장이 아닌 다른 현장에 설치됐던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삼성 SDI는 “조사위 조사 결과가 맞다면, 동일한 배터리가 적용된 현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조사위가 ‘큰 전압편차’를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데 대해 “조사위가 주장하는 큰 전압편차는 충전율이 낮은 상태의 데이터로, 이는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의 차이이므로 화재가 발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원 평창 사업장 ESS의 보호장치가 정상 동작하지 않았다는 조사위의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 SDI는 “강원 평창은 배터리 보호장치가 정상 동작했고, 제시한 운영데이터는 화재 발생 3개월 전 데이터를 잘못 해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삼성SDI는 “ESS 화재 발화지점은 배터리지만, 화재 원인은 다양하다”면서 “화재는 불을 붙일 수 있는 ‘점화원(열)’과 불을 지속시키는 ‘산소’, 불을 확산시키는 ‘가연물(연료)’이 동시에 존재해야 하는데 배터리는 가연물이긴 하지만 점화원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SS에서 배터리가 화재 발화 원인인 ‘점화원’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조사위는 평창 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시기에 설치된 다른 ESS 사업장에서 양극판 내부손상과 구리성분 검출이 확인됐다며 이를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서도 “양극판 내부손상은 극미세의 스크래치로, 해체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화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자체 실험 결과, 조사위가 지목한 스크래치보다 수 백배 큰 손상인 못으로 배터리를 관통하는 스크래치에도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삼성SDI는 화재 요인과 관계없이 ESS화재 확산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올 상반기내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외부 환경적인 요인이 ESS에 미치는 스트레스를 조기에 감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시스템 개발 및 설치는 연내 완료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향후 ESS 사고를 막기 위해서 100여명으로 구성된 ‘ESS안전성 강화 TF’를 운영 중이며, 국내 사이트 전수조사를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산업부와 협업해 ESS 운영 조건 개선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